사랑하는 여보야
당신 손안에서 매만졌던 손때묻은 휴대폰을
오늘서 해지하고 나니 너무나 허전하네
자연스레 주고프던 그 언어들이 꽉 막혀서 어디로 전해야만 할꼬~
근디,그동안 서비스 받았던거 위약금조로 19만원돈 뱉어놨데이~
작년 8월에 재계약 했드만 요럴줄 알았었남?
참으로 얄궂데잉
인터넷 뒤적거려 당신 있는곳 찾아보니 요런 공간이 있었네
요기에 모이신 영령들과 얼굴 익히셨는가?
당신 삼우제 모시던날.
내리던 가랑비도 잠시 참아주었기에 넓은 마당을 거닐어 보았소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녹음이 시원스레 느껴졌고
하얀 두루미들이 솔가지위에 드리운걸 보았었소
어디쯤인지 몰랐었는데
입사동기때 와봤었고 처가집 식구랑도 들려봤던
큰바위 얼굴,바로 앞이었어
당신 비싼 입장료 안주고 수도없이 거닐겠네
준이도 오늘 간단한 짐 정리해서 집에 왔어요.
오매불망 안타까워만 한 그 아들,
그 녀석 덕에 당신 빈자리 채우고 있는데 괜찮치 않소?
아직은 하늘나라에 가믄 안되오.
내가 더 당신을 달래줄 일이 남았기 때문이오.
일요일마다 당신위해 기도할테니 마음 잘 풀고 49제 지나걸랑
그때나 편히 쉬어요.
부디 남은 아들녀석들 잘 보살펴 주고
당신도 할일 많이 남았소이다.
하고픈 말 남겨둬야 다음에 또 하지요.
쉬고 있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