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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2-11-08 00:00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트랙백]
     글쓴이 : 이진우
    조회 : 763  

    지난 5년간 어머니가 돌아가신걸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바쁘다 보니 가끔은 어머니 당신이 살아계신 건 아닌가 하는 헛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어머니와 뒷모습이 닮은 사람이 지나가면 혹시라도 살아계신 건 아닌지 뛰어가 확인해 보곤 했습니다. 정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곳으로 가신게 맞는지 가끔은 질문을 던져보기도 합니다. 근데 당신은 차가운 유골함속에서 한마디도 해주시지 않습니다. 정말 야속하십니다.

    어릴 적 친구들이 어머니의 생김새로 "너네 엄마는 왜저래" 라며 어머니의 피부를 놀림거리로 삼았을 때 어머니가 부끄럽다며 비가 오던 날 우산을 가져오셨던 어머니를 외면한 채 후문으로 도망쳤던 그 날 기억하십니까?? 한참을 기다리시다 돌아오신 어머니가 비에 젖은 제 옷을 보시며 "엄마가 못나서 미안하다" 하시며 뒤돌아 우시던 어머니를 저를 아직 기억합니다. 저는 미안한 마음 반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 반이 석인 상태로 배고프닌깐 부침개나 만들어 달라고 했었는데도 어머니는 웃으시며 기꺼이 맛있는 김치부침개를 만들어 주셨던 것도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미리 우산을 들려보내셨고 그 날 이후로 어머니를 학교근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2~3학년쯤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저희 두 형제를 키우시느라 밤낮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어느 날 인가 출근하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을 골목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인자하시고 밝아보이시고 한 없이 커보이던 당신의 뒷모습이었는데...그 날은 당신의 뒷모습이 너무나 서글퍼 보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커서 효도하면 된다고 반드시 번듯한 집 멋진 외제세단에 어머니를 모시는 날을 만들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 했습니다. 그 날 이 후로는 정말 미친 듯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찾아온 사춘기에 반항만 늘어가다 결국엔 어머니에게 모진 말만 하며 가출을 하게됐고 연락도 두절한 채 1년을 살아갔습니다. 그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사고나치고 속썩이는 나쁜 불효자 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웃게 해드리겠다고. 근데 그 날 본 어머니 모습이 마지막이 될지는 몰랐습니다. 정말 미친 듯이 1년간 공부해서 남들이 다 바라는 인서울 그것도 4년제 대학교에 합격했는데 언젠가는 보여드려야지 하고 합격통지서를 숨기고 있었는데 며칠 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리에 망연자실 하기만 했습니다. 순간 아무 생각도 않나고 그저 눈물만 흐를 뿐 이었습니다. 입으로는 아직은 않돼 엄마 아직은 않된다구요.만 반복했고, 장례식장에 도착해 어머니의 부검 후의 시신을 보고나서야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제가 그 날 나아닌 누군가를 위해 처음 기도해보았다는 거. 정말 하니님 그 분이 존재하신다면 차라리 내 목숨과 당신의 목숨을 바꿔달라고 정말 미친듯이 기도했다는거. 정말 죽기 전 제발 효도 한 번만 하고 죽게 해달라고 우리엄마가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기에는 행복도 맛보지 못한채 눈을 감기에는 너무 억울한 거 아니냐고 정말 무릅꿇고 미친듯이 소리쳐 기도해봤는거 아십니까?? 왜나면 난 어머니 당신께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해봤으닌깐요. 동생 명원이와는 달리 살갑지 못하고 내성적이라 정말 아무 감정표현 한 번 못해봤으닌깐...그래서 너무 억울했어요. 만약 이 순간 어디서든 듣고 계시다면 이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제 어머니라서 고맙습니다. 어머니 당신이 없었더라면 저도 없었기 때문에 당신이 살아주셨던 것 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정말 다음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때는 제가 어머니의 아버지로 태어날 기회를 한 번만 주세요. 당신의 은혜와 공로는 부모라는 것에 대한 책임이라기에는 너무커서 그렇지 못하고는 쉽싸리 갚지 못할 것 같습니다."

    비록 죽는 것보다 더 싫을만큼 가난하고 힘들었던 삶이었지만 당신만 살아 돌오실 수 있다면 그 때로 얼마든지 돌아갔습니다. 좋겠습니다. 아들들 눈물 흘리는 모습을 굉장히 싫어하셨는데 이상하게 저는 어머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벌써 5년이 흘렀는데...하늘나라는 정말 따뜻한 건지 정말 그렇게 행복하셔서 저희 품으로 돌아오실 생각이 없는 건지요? 정말 보고싶네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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