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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3-06-12 00:00
    이별 후
    [트랙백]
     글쓴이 : 김성철
    조회 : 796  

    이별 후

    당신은 잠깐 이 세상에 소풍을 나왔습니다.

    여행이라고 하기에도 짧은 소풍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은 당신이 온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여리고 소중했던 나와의 기억을 두고 당신은 마치 꿈처럼 돌아갔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길래 이세상 좋은 기억을 나누었던 나와

    추억을 잠깐이나마 나누지 못했나요?
    이세상으로 오기 전,

    미뤄뒀던 일들이 갑자기 생각나셨나요?
    남아있는 우리들은 미련으로라도 당신의 마음에 잔상을 남기지 않았던가요?

    지난...
    가을에도,
    겨울에도,
    바로 지난 봄에도,
    아니 지나간 시간 모두에도
    당신이 계셨던 세상의 그곳에

    놀이를 가고 싶었습니다.
    달빛을 안주삼아 넘기던 당신과의 소주 한잔과
    빈 대 바라보며 유유자적했던 낚시질이 끝내 향수로 남아,
    행보하지 않았던 지난 가을이,
    봄이 아쉽습니다. 아니,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온 부재가
    하도 어이가 없어 눈물조차 나지 않습니다.

    또...
    당신의 아내,
    항상 당신의 옆을 지키던 반려자,
    그리고 이제 세상의 시험을 몸으로 경험해야 할 당신의 아이들에게
    당신의 부재가 그들을 얼마나 외롭게 할지 당신은 계산에 넣지 않으셨습니다.
    빨리 놓아버린 당신의 고통이 미안하게도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가시기 전,

    남은 가족들 불러놓고 인연이 갖는 의미와 당신의 존재가 가져왔던 기쁨을 왜 알게하지 않았나요?

    당신의 부재,
    지금은 경황이 없어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합니다.
    집은, 당신이 없는 집은
    한겨울의 따뜻함을 잃어버린 구들장처럼 싸늘한 냉기가 귀소의 본능을 외면하게 할 것이며,
    일상의 아침이 기대에 찬 기상을 만들지 못할 것이며,
    때 맞춰 차려낼 끼니의 소중함이 희색될 것이며,
    잘 찍은 영화 하나,
    눈물 찍고 감상하는 신파 드라마나
    어설픈 대사로 웃음 만드는 코미디를
    무심하게 봐야할 따분함이
    당신이 만들어낸 가족 감수분입니다.
    잘 우려낸 멸치국물 잔치국수 만들 재미며,
    봄, 가을 가랑비에 기름두른 김치전과 막걸리 한사발 주억거릴 소소한 행복은
    당신의 부재가 버릴 일상입니다.

    다른 사람이 난감해하며 만들어 낼 어설픈 위로와
    침묵과 오열로 밖에 표현 안 될 남은 가족의 슬픔이 겉으로 보여지는
    마지막 배웅의 자리가 끝내 억울합니다.

    그러나...
    짧았던 소풍이 당신의 복귀에 좋은 기운을 주고,
    당신이 계실 그곳에서 미소짓는 기억으로 남는다면
    당신과의 이별을 덜 아파하겠습니다.
    쌓아논 당신과의 인연에 감사하고,
    정겨웠고 아련했던 당신의 잔잔한 미소를
    오래토록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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